쇼펜하우어에 대한 나의 생각

쇼펜하우어에 대한 나의 생각

 

 

요즘 들어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철학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다. 그의 사상은 처음 접했을 때 나에게 다소 충격적이었다.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그의 철학은 생소하면서도 묘하게 끌렸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삶이 고통의 연속이라고 말하며, 행복이란 단지 잠시 고통이 멈춘 상태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그의 생각이 처음엔 낯설고 회의적으로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되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본질을 '의지'로 설명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원하고,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아간다. 그런데 문제는 욕망이 채워진다고 해서 진정한 만족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나의 욕망이 충족되면 곧바로 또 다른 욕망이 생기고, 우리는 그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계속해서 갈망하며 살아간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접하고 나니 내가 평소 느끼던 불만과 공허함이 단순한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고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또 예술과 철학을 통해 잠시나마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음악을 높이 평가했는데, 음악이야말로 의지의 세계를 초월해 순수한 형식으로 다가오는 예술이라고 보았다. 나 역시 음악을 들을 때 잠시 모든 걱정과 고민을 잊고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한다. 그래서 그의 철학이 단지 비관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작은 위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완전히 받아들이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그는 삶을 '극복해야 할 고통'으로만 바라보았고, 결국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無)의 상태, 즉 욕망을 완전히 끊어내는 것을 이상적인 경지로 여겼다. 나는 그의 견해가 이해는 되지만, 인간이 모든 욕망을 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다.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자 삶의 동력이기도 하다. 물론 과도한 욕망은 고통을 낳지만, 적절한 욕망과 목표는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의미는 삶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행복만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고 하지만, 그의 철학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준다. 때로는 삶의 고통이 너무 무거워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내가 어떤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지, 그 욕망이 나를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성찰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나에게 일종의 균형감을 주었다. 우리는 삶 속에서 행복만을 쫓아서는 안 되며, 고통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예술과 성찰을 통해 작은 위안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그의 철학이 나에게 던져준 교훈이다.

 

오늘도 나는 내 안의 욕망과 고통을 마주하며 살아간다. 쇼펜하우어가 말한 대로 모든 고통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갈 수 있기를 바란다.